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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아버지가 딸을 구하는 이야기가 왜 이렇게 통쾌할까요? 직접 보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이건 단순한 액션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망가진 무언가를 정면으로 건드리는 작품이었습니다. SBS 드라마 <김부장>은 전직 북한 출신 공작원이자 현재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아버지가 딸을 구하기 위해 다시 인간 병기로 변신하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첫 회를 보고 느낀 건 카타르시스였는데, 두 번째로 든 감정은 놀랍게도 묵직한 불편함이었습니다.

부성애, 참는 아버지의 두 얼굴
드라마 속 김부장은 회사에서 부지점장의 부당한 지시를 그냥 넘깁니다. 밤길에 양아치한테 몽둥이질을 당해도 조용히 일어납니다. 딸 민지가 억울하게 전학 처분을 받는 자리에서도 가해자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처음에 저는 이 장면이 그냥 개연성 설정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회가 거듭될수록 이게 단순한 설정이 아님을 알게 됐습니다.
김부장이 참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코드네임 66, 즉 대한민국에 귀순한 북한 출신 공작원이라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딸 민지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코드네임(Code Name)'이란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에게 부여되는 비공개 식별 번호를 의미합니다. 공식 기록에 이름 대신 번호만 남는, 존재 자체가 기밀인 인물들에게 붙는 호칭입니다.
제가 직접 봐봤는데, 이 설정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순간은 김부장이 참을 이유를 잃었을 때입니다. 딸이 사라지고, 트렁크 안에서 주검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발견한 순간 그는 더 이상 회사원 김부장이 아닙니다. 북파 공작 기록 17회, 북한 최고위급 암살 작전을 주도한 요원이 깨어납니다. 제 경험상 이런 각성 장면은 대개 과장되게 연출되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는 그 직전까지 얼마나 오래 참았는지를 충분히 보여줬기에 폭발 순간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 공식 북파 기록 17회, 중국·러시아에서 전담 체포팀이 조직될 만큼 위험한 존재
- 남북 고위급 평화 회담을 앞두고 신분 노출 시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구조
- 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평범한 아버지로 살아가는 자발적 자기 억압
공권력의 민낯, 권력 앞에 무너지는 시스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드라마가 액션 중심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제일 불편하게 다가온 건 학교 장면이었습니다. 민지는 일진 해리 일당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합니다. 체육복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뺨까지 때립니다. 그런데 정작 학교폭력 사안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인 민지는 전학 권고를 받습니다. 가해자 아버지가 지역 최대 건설사 주학건설의 회장 주강찬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학교폭력 사안처리'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폭력 발생 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소집되어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조치를 결정하는 절차를 말합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쉽게 말해 피해자와 가해자를 동등하게 심의하는 공식 절차인데, 드라마 속에서 이 절차는 권력 앞에서 완전히 무력화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장면에서 시청자가 느끼는 분노는 드라마적 과장 때문이 아닙니다. 실제로 학교폭력 피해 학생 보호자 4명 중 1명이 처리 결과에 불만족한다는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합니다(출처: 교육부). 드라마가 픽션이지만 이 불쾌함이 낯설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주강찬이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악역이 아닙니다. 용역 깡패로 시작해 건설사까지 올라선 그는, 몸에 새긴 문신을 토치로 지워버렸다고 스스로 말합니다. 고통은 아무렇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것도 자신을 막지 못한다는 선언입니다. 이 한 장면이 주강찬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충분했습니다. 공권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이유는 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법 위에 올라선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을 드라마는 아주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카타르시스의 이면, 폭력으로만 가능한 정의
김부장이 양아치 조직에 침투해 도끼를 들고 적들을 하나씩 제압하는 장면은 솔직히 굉장히 시원합니다. 제가 그 장면을 보면서 느낀 건 분명한 쾌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직후에 든 감정이 좀 달랐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정의는 오직 한 가지 방식으로만 실현되고 있었습니다. 압도적인 개인 폭력입니다.
여기서 '카타르시스(Catharsis)'란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비극적 서사를 통해 억눌린 감정이 해소되는 심리적 정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악인을 응징할 때 시청자가 느끼는 그 통쾌함이 바로 카타르시스입니다. 문제는 이 카타르시스가 정상적인 제도로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는 점입니다.
경찰은 김부장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학교는 가해자 편에 서며, 검찰도 권력 앞에서 눈을 감습니다. 이 구도 속에서 남은 선택지는 결국 통제 불능의 인간 병기 한 명뿐입니다. 제 생각엔 이 부분이 드라마가 남기는 가장 묵직한 질문입니다. 시원하게 봤는데 집에 가는 길에 왠지 씁쓸했다면, 그건 이 구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도 현실에서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만약 실제로 전직 북한 공작원이 도심에서 조직적 살상 능력을 드러내며 움직인다면, 이는 남북 고위급 회담을 앞둔 시점에 외교적 파국으로 비화될 수 있는 초대형 안보 문제입니다. 드라마는 이 부분을 긴장감의 소재로 활용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개인의 부성애가 국가 안보 시스템을 뒤흔드는 구조라는 점은 꽤 불편한 설정입니다. 그 불편함을 인식하면서도 다음 회가 기다려진다는 게, 이 드라마가 잘 만들어진 이유일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드라마 김부장 소지섭 캐릭터 설정이 실제로 가능한 설정인가요?
A. 완전한 픽션이지만 설득력 있게 짜인 설정입니다. 귀순 공작원이 신분을 숨기고 일반인으로 살아가는 구조는 실제 국가 안보 기관의 운용 방식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도심 한복판에서 단독으로 조직 전체를 상대한다는 부분은 드라마적 과장이 크게 들어간 부분입니다. 제 경험상 이 정도 과장은 장르 액션 드라마에서 오히려 몰입을 높이는 장치로 잘 작동합니다.
Q. 김부장에 나오는 학교폭력 장면, 실제 학교폭력 처리 절차와 비슷한가요?
A. 드라마적 과장이 있지만 완전히 엉터리는 아닙니다. 실제 학교폭력 사안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처리되는데, 피해자 측이 결과에 불만족하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은 교육부 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됩니다. 권력 있는 가해자 가정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정은 완전히 픽션만은 아니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Q. 김부장 드라마 몇 부작이고 방영 요일이 어떻게 되나요?
A. SBS에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9시 50분에 방영됩니다. 총 회차는 공개 기준 시점에서 확정 정보를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제가 직접 본방으로 챙겨보고 있는데, 금토 편성이라 주말 직전의 긴장감을 잘 타고 들어온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Q. 드라마 속 코드네임 66이 북한에서 어떤 의미인가요?
A. 드라마 설정상 코드네임 66은 북한 공화국 내 최고 특수 요원에게 부여된 번호입니다. 부대 창설 이래 최고의 전설이라는 칭호가 붙을 만큼, 남한 최정예 공대 소대를 단독으로 제압했다는 기록까지 나옵니다. 이 번호 자체가 북한 내부에서도 공포의 대상이었다는 점이 드라마 긴장감의 핵심 축을 이룹니다.
결론
드라마 <김부장>을 보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 작품은 통쾌하게 만들어졌지만, 통쾌함만 남기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불편한 질문을 심어뒀습니다. 왜 아버지는 무릎을 꿇어야 했는가. 왜 딸이 전학을 가야 했는가. 왜 공권력은 아무것도 못 했는가. 그 질문들이 불편하면 불편할수록 드라마는 더 잘 만들어진 것입니다.
폭력 없이는 정의를 실현할 수 없다는 이 씁쓸한 전제가 현실을 얼마나 닮았는지 생각해 보는 것, 그게 이 드라마를 본 뒤 가져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매주 금토 밤 9시 50분 SBS 본방을 챙기시거나,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처음부터 따라가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