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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병은 왜 도망쳤을까요. 넷플릭스 드라마 《D.P.》는 탈영이라는 사건 뒤에 쌓인 폭력과 외면을 보여줍니다. 군 생활을 해본 분이라면 “규칙을 어긴 것”이라는 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는 걸 알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군 생활 중 비슷한 장면을 목격했고, 그때 느꼈던 불편함이 드라마를 보는 동안 다시 떠올랐습니다.

작품 정보
- 연출: 한준희
- 각본: 한준희, 김보통
- 공개: 시즌 1 2021년, 시즌 2 2023년
- 회차: 시즌별 6부작
- 장르: 드라마, 범죄, 사회
- 플랫폼: 넷플릭스
- 원작: 김보통 웹툰 《D.P 개의 날》
- 주요 출연: 정해인(안준호), 구교환(한호열), 김성균(박범구), 손석구(임지섭), 조현철(조석봉), 신승호(황장수)
탈영병을 쫓으며 마주하는 폭력
안준호는 군무이탈자를 추적하는 D.P. 업무를 맡아 한호열과 함께 여러 탈영병을 찾아 나섭니다. 매번 다른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탈영은 단순히 부대를 떠난 사건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폭행과 괴롭힘, 고립감이 쌓이는 동안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도 지나쳤는지가 함께 드러납니다.
드라마에서 인상적인 것은 폭력이 일어나는 장면뿐 아니라 그 뒤의 침묵입니다. 피해자가 “괜찮다”고 말하고, 목격자는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 입을 다뭅니다. 누구도 책임지고 나서지 않는 동안 폭력은 관행처럼 반복됩니다. 제가 군 생활에서 목격했던 장면도 그랬습니다. 그때는 개입하면 나까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고, 지금 생각해도 그 침묵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다만 ‘방관 효과’라는 심리 개념 하나로 군대 안의 침묵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위계와 보복에 대한 두려움, 신고 이후의 불이익 우려, 조직의 대응 방식이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D.P.》는 그 복합적인 문제를 인물들의 행동과 관계로 보여주며, “어쩔 수 없다”는 말이 폭력을 유지하는 핑계가 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사건이 터지기 전, 신호는 있었을까
시즌 1의 조석봉 이야기는 폭력의 피해가 한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괴롭힘을 겪는 사람과 그것을 지켜보는 동료, 문제를 알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조직이 차례로 연결됩니다. 이후 조석봉의 선택은 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지지만, 그 장면을 피해자의 고통이 폭발하는 볼거리로만 소비하지 않도록 주의해서 보게 됩니다.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은 “왜 탈영했나”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웠는지, 주변 사람들은 어떤 신호를 놓쳤는지, 지휘체계는 제 역할을 했는지까지 묻습니다. 동시에 폭력의 피해 경험이 있다고 해서 이후의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남습니다. 피해의 맥락을 이해하는 일과 폭력에 따른 책임을 따지는 일은 함께 가능해야 합니다.
군형법 제62조는 직권을 남용해 학대하거나 가혹한 행위를 한 경우를 규정합니다. 따라서 부대 내 모든 괴롭힘이 자동으로 같은 조항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보다, 행위와 권한 관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야 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군형법에서 조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용기만으로 막을 수 없는 문제
시즌 2는 탈영병 개인의 사연을 넘어 군 조직과 지휘체계의 책임을 더 직접적으로 다룹니다. 준호와 호열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일들은 “좋은 사람이 나서면 해결된다”는 식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누군가 용기를 내더라도 조직이 문제를 덮거나 신고자를 보호하지 못하면 같은 상황은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드라마에서 두 사람의 활약만큼이나, 보고 체계와 수사 과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눈여겨보게 됩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 가해자 한 명을 처벌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폭력이 가능했던 환경은 그대로 남습니다. 신고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지, 피해자를 분리하고 보호하는지, 지휘자가 위험 신호를 확인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군인권보호관 제도와 군 수사기관 등 공식적인 신고 경로는 존재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연락처와 절차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피해나 긴급 위험이 있다면 국방부·국가인권위원회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드라마 속 인물처럼 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배우들의 호흡과 이야기의 여운
정해인(안준호)은 낯선 업무를 맡은 병사가 점차 사건의 무게를 알아가는 모습을 절제된 표정으로 표현합니다. 구교환(한호열)은 가벼운 농담과 능숙한 대응으로 준호와 대비를 이루지만, 그 유머가 이야기의 고통을 지워버리지는 않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쌓일수록 추적극의 긴장과 동료애가 자연스럽게 맞물립니다.
이 작품의 힘은 탈영병을 단순한 추격 대상으로 두지 않는 데 있습니다. 각자의 사연은 짧게 제시되지만, 그 안에는 부대에서 외면당한 사람이 어떤 선택지 앞에 놓이는지가 담깁니다. 반면 여러 사건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빠르게 지나가다 보니 인물의 회복 과정이나 제도 변화가 충분히 그려지지 않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드라마가 문제를 보여주는 것과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은 다른 일이라는 점도 분명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D.P.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인가요?
A.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군 복무 경험에서 출발한 요소가 있지만, 드라마의 인물과 사건을 모두 실제 사례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Q. D.P.는 실제 군대에도 있나요?
A. 군무이탈자를 추적하는 임무를 맡는 군사경찰 인력이 있습니다. 다만 드라마의 구체적인 임무 수행과 사건 전개에는 극적 구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Q. 군대에서 폭력이나 괴롭힘을 겪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위험이 급박하면 부대 지휘계통이나 군 수사기관에 알리고, 군인권보호관·국가인권위원회 등 공식 채널의 최신 신고 안내도 확인하세요. 가능한 경우 날짜와 상황을 기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Q. 시즌 1과 시즌 2는 무엇이 다른가요?
A. 시즌 1은 탈영병을 추적하며 개인의 사연을 따라가고, 시즌 2는 그 사건들이 반복되게 만든 조직과 책임 문제를 더 넓게 다룹니다.
결론
《D.P.》는 탈영병을 규칙을 어긴 사람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가 담장을 넘기 전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묻는 드라마입니다. 군대의 명령과 위계가 조직 운영에 필요하더라도 폭력과 모욕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보고 오래 생각한 것도 침묵의 책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개입하기 어렵다고 느꼈더라도, 지금 그 장면을 돌아보고 “괜찮냐”고 묻는 일은 가능합니다. 개인의 용기만 기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신고자를 보호하고 지휘체계가 책임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까지 이어져야 드라마가 던진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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