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얼굴과 이름, 주민등록번호와 지문까지 완벽하게 훔쳤다면 나는 어떻게 내가 진짜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들쥐는 한국 전통 설화 ‘손톱 먹은 들쥐’를 현대적인 신분 탈취 공포로 바꾼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입니다. 착한 피해자가 악한 가짜에게 복수하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결함과 욕망을 지닌 인물들이 서로를 쫓는 피카레스크 구조라는 점에서 더욱 서늘하게 다가옵니다. 손톱 먹은 들쥐 설화의 현대적 변신들쥐는 루드비코 작가의 동명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10부작 시리즈입니다. 원작과 드라마는 사람이 버린 손톱을 먹은 쥐가 그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한다는 한국 전통 설화에서 출발합니다.과거의 설화에서는 가족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과정이 중요했다면 드라마는 얼..
성범죄 전과자가 출소 후 반경 500미터 안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법을 믿고 기다릴 수 있을까요. 딸 둘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이 질문이 저는 머릿속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의 원작 웹툰을 처음 접했을 때, 그 불편한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종교적 광신이 어떻게 사람을 망가뜨리는가웹툰 '계시록'의 주인공 성민찬은 교인이 30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개척 교회의 목사입니다. 어느 날 교회에 들어온 낯선 남자가 성범죄 전과자 권양대라는 걸 알게 된 그날 밤, 아들이 실종됐다는 아내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 순간 번개가 치면서, 빗물에 번진 권양대의 사진이 악마 형상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찬은 이걸 신의 계시라고 확신합니다.제가 이 대목을 읽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