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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5 리뷰 (디지털 의존증, 스크린 타임, 장난감)

happyhome2 2026. 8. 3. 11:23

목차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극장 좌석에 앉아 첫 장면부터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난감들이 싸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손에 패드를 쥔 채 방 안에 혼자 있는 보니를 보면서 제가 알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 얼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1995년 1편이 나왔을 때 그 영화를 봤던 세대가 이제 부모가 되어 이 영화를 보게 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충분히 감동적인 설정이었습니다.

     

    추억의 영화 토이스토리 시즌 5
    추억의 영화 토이스토리 시즌5

    토이 대 테크, 현실을 정면으로 건드린 설정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이번 5편이 전작들과 가장 크게 다른 지점은 외부의 적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1편부터 4편까지는 언제나 장난감 대 장난감 구도였고, 다른 존재는 곧 위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위협이 사람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 패드라는 기기입니다. 영화는 이걸 '토이 대 테크(Toy vs. Tech)'라는 구도로 풀어냅니다. 여기서 테크(Tech)란 기술 기반의 디지털 기기 전반을 의미하는데, 이 영화 안에서는 릴리 패드라는 태블릿이 그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보니 부모가 딸에게 릴리 패드를 사줍니다.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을 조절하면서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라는 취지였습니다. 여기서 스크린 타임이란 아이가 스마트 기기 화면을 보는 총시간을 의미하며, 미국소아과학회(AAP)는 6세 이상 아동에게 일관성 있는 사용 규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미국소아과학회 HealthyChildren.org). 그런데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보니는 패드에 완전히 빠져버렸고, 장난감들은 그 순간부터 존재론적 위기를 맞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방 안에서 패드를 쥔 아이에게 몇 번이나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던 순간, 그 씁쓸함이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진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는 기술을 악당으로 단정 짓지 않습니다. 릴리 패드를 목소리로 연기한 그레타 리의 캐릭터가 노골적인 빌런이 아닌, 시대를 상징하는 존재로 묘사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습니다.

    제시가 극을 이끄는 구조도 흥미롭습니다. 우디가 떠난 자리를 채우며 리더가 된 제시는 보니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합니다. 그리고 집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다른 아이들의 방을 들여다봤을 때, 전부 패드를 손에 쥐고 있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이 장면이 제게는 영화 전체에서 가장 섬세하게 현실을 비꼰 순간으로 느껴졌습니다.

    • 4편 이후 제시가 리더로 성장해 이번 편 서사를 주도적으로 이끔
    • 릴리 패드는 단순 빌런이 아닌, 시대 변화의 상징적 존재로 묘사됨
    • 스크린 타임 문제를 가정 내 현실로 직접 끌어와 감정 이입 유도
    • 다른 아이들도 패드를 쥐고 있다는 장면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압축
    요약: 토이 스토리 5는 장난감 대 장난감 구도를 벗어나, 디지털 기기가 아이의 시간을 잠식하는 현실을 정면으로 끌어들인 시리즈 최초의 '토이 대 테크' 서사입니다.

     

    30년 만에 돌아온 감독이 던진 질문, 정말 장난감의 시대는 끝났는가

    앤드류 스탠튼 감독은 1편부터 4편까지 전편의 각본에 참여한 인물입니다. 30대에 1편을 만들었던 그가 환갑이 되어 다시 연출석에 앉았고, 이번엔 30살 아래인 맥켄나 해리스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았습니다. 제가 이 조합을 알았을 때 직접 겪어보니 알게 된 세대 차이처럼, 두 감독이 서로 다른 시선으로 같은 이야기를 바라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탠튼 감독은 엠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술은 모두의 삶을 바꿔 놓았지만, 그것이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묻고 있다." 이 말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입니다. 반드시 스크린 타임을 줄이는 게 해법이 아니라는 점을 영화는 사려 깊게 짚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관계성(Connectivity)을 인정하되, 건강한 방식으로 이어가자는 쪽으로 결론을 냅니다. 여기서 관계성이란 디지털 환경 안에서도 실제 사람과 감정을 나누고 교류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코난 오브라이언이 목소리를 연기한 스마트 팬츠, GPS하마 토이, 장난감 카메라 스냅 이렇게 3인방이 뉴페이스로 등장합니다. 이들이 낡은 1세대 스마트 기기라는 설정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최신 패드에 밀려 구식이 된 기기들이 와이파이 전송 기능을 활용해 작전을 펼치는 장면은, 기술을 이기는 건 더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관계라는 메시지를 유쾌하게 풀어낸 장치입니다.

    버즈의 드론 샷(Drone Shot)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서 드론 샷이란 카메라가 공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넓은 시야를 포착하는 촬영 기법을 뜻하는데, 이 영화 안에서는 버즈가 OS 업그레이드를 통해 실제로 날아오르는 장면을 가리킵니다. 1편에서 버즈가 스스로를 날 수 있는 우주인으로 착각해 난간에서 뛰어내리다 팔이 부러졌던 장면을 기억하는 오랜 팬이라면, 이 설정이 단순한 액션이 아닌 30년짜리 치유의 순간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레퍼런스 회수는 오래된 팬들에게 훨씬 강하게 꽂힙니다.

    메타크리틱 74점, 로튼 토마토 93%라는 평단 점수는 호불호가 엇갈린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출처: Metacritic). 액션과 모험의 밀도가 이전 시리즈보다 낮다는 지적은 틀리지 않습니다. 오리지널 캐릭터들의 활약을 기대했다면, 특히 포키나 보핍의 비중이 거의 서포트 수준이라는 점에서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엔 그 점이 아쉽긴 했지만, 이 영화가 겨냥하는 관객층이 어린아이 보다 30년 전 극장에 앉아 있던 어른들이라는 걸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이 됐습니다.

    요약: 앤드류 스탠튼의 복귀와 공동 연출 체제가 만들어낸 토이 스토리 5는 액션보다 메시지에 무게를 두며, 디지털 시대의 관계성과 아이다움의 의미를 진지하게 물어오는 작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이 스토리 5는 아이랑 같이 봐도 괜찮은가요?

    A. 같이 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직접 봤을 때 느낀 건, 어린 아이보다는 함께 앉은 부모 쪽이 더 많은 걸 가져간다는 점이었습니다. 영화가 전달하는 스크린 타임 고민은 아이보다 어른의 감수성에 더 깊이 닿습니다.

     

    Q. 4편을 안 봐도 5편 이해가 되나요?

    A. 4편의 결말에서 우디가 보니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훨씬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다만 5편은 독립적인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어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큰 어려움 없이 따라갈 수 있습니다.

     

    Q. 버즈 라이트이어 스핀오프 실패 이후에도 왜 시리즈를 이어갔나요?

    A. 2022년 버즈 라이트이어 스핀오프는 약 2억 달러의 제작비를 들이고도 본전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5편은 스탠튼 감독이 직접 시대성 있는 새 화두를 가져오면서 속편을 이을 명분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기술 대 아이다움이라는 주제가 그 이유입니다.

     

    Q. 우디는 얼마나 나오나요?

    A. 이번 편은 제시가 이야기를 주도하고, 우디는 SOS를 받고 돌아오는 형태로 등장합니다. 정수리가 벗겨진 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주인공 자리보다는 조력자 역할에 가깝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토이 스토리 5는 전작들처럼 심장을 쥐어짜는 모험 서사를 기대하고 들어가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극장을 나오는 순간부터 더 오래 남습니다. 아이 손에 패드를 쥐여줄 때마다 느끼던 그 묘한 죄책감과 불안감에 이름을 붙여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난감의 시대가 저문다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는 건 장난감이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가 아닙니다. 아이가 다른 사람과 진짜 관계를 맺으며 자라고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그게 패드로 하든 장난감으로 하든, 그 연결이 살아 있다면 충분하다는 메시지가 30년 전 1편의 정신을 여전히 잇고 있다고 봅니다. 1편을 보러 극장에 갔던 분들이라면 지금 곁에 있는 아이와 함께 꼭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hl6TWNZ1d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