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다 경찰에게 문을 열어주는 장면 하나가 저한테는 오래 남았습니다. 20년 전 억울하게 살인범으로 몰린 남자의 이야기인데, 극 중 김철진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 사람에게 법 대신 무엇이 남는가. 모범택시 2는 그 물음을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입니다. 허위 자백과 누명, 실제로 얼마나 벌어지는 일인가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설정이 너무 극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문으로 받아낸 허위 자백(false confession), 그러니까 피의자가 실제로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수사 과정에서의 압박이나 물리적 강제로 인해 인정하게 되는 진술을 근거로 20년 형이 확정된다는 것이 현실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인지 반신반의했습니다.그런데 찾아볼수록 이건 픽션 속 과장이 ..
드라마 속 장면인데도 뉴스를 보는 것 같아 불편했습니다. 전도연, 김고은 주연의 는 캐스팅과 감독이 여러 차례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공개됐는데, 막상 보고 나니 그 과정이 무색할 만큼 묵직한 작품이었습니다. 두 여성의 자백 거래라는 설정 뒤에, 부실 초동 수사와 언론 플레이, 그리고 사이버 렉카가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아주 촘촘하게 그려냅니다.여론재판과 초동 수사 부실, 어디까지가 드라마일까뉴스에서 피의자의 무표정한 얼굴이 클로즈업될 때, 저는 그 장면이 왜 이렇게 길게 방송되는지 항상 의아했습니다. 자백의 대가에서 윤수가 남편 장례식에서 웃으며 조문객을 맞이하는 장면이 살인 혐의의 증거처럼 소비되는 방식을 보면서, 그 의아함이 다시 올라왔습니다.드라마는 초동 수사(初動 搜査)의 문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