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장면인데도 뉴스를 보는 것 같아 불편했습니다. 전도연, 김고은 주연의 는 캐스팅과 감독이 여러 차례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공개됐는데, 막상 보고 나니 그 과정이 무색할 만큼 묵직한 작품이었습니다. 두 여성의 자백 거래라는 설정 뒤에, 부실 초동 수사와 언론 플레이, 그리고 사이버 렉카가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아주 촘촘하게 그려냅니다.여론재판과 초동 수사 부실, 어디까지가 드라마일까뉴스에서 피의자의 무표정한 얼굴이 클로즈업될 때, 저는 그 장면이 왜 이렇게 길게 방송되는지 항상 의아했습니다. 자백의 대가에서 윤수가 남편 장례식에서 웃으며 조문객을 맞이하는 장면이 살인 혐의의 증거처럼 소비되는 방식을 보면서, 그 의아함이 다시 올라왔습니다.드라마는 초동 수사(初動 搜査)의 문제를 ..
만약 전화기를 들었는데 20년 전 같은 집에 살던 사람이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영화 《목소리》는 그 황당한 전제를 아주 진지하게 밀어붙이는 작품입니다.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설마 이게 말이 돼?" 싶었는데, 보고 나서는 한동안 전화벨 소리가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타임슬립 소재의 스릴러인데, 장르적 재미를 넘어 윤리적으로 꽤 불편한 질문들을 남기는 영화입니다.타임슬립과 인과율 — 전화 한 통이 뒤흔드는 시간의 구조영화의 설정은 이렇습니다. 어린 시절 화재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서연이 오랜만에 옛집으로 돌아옵니다. 휴대폰을 잃어버려 집 전화를 새로 설치했는데, 거기에 1999년에 같은 집에 갇혀 살던 영숙이 연결됩니다. 두 사람은 처음엔 장난 전화라고 생각하다가, 서연이 예고한 트럭 사고가 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