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안이 숨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했습니다. 두 손을 꽉 쥔 채 스크린만 바라보다 나왔는데, 집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가 개봉 일주일 만에 수백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단순히 무섭다는 수준이 아닌 악지·첩장·음양오행이라는 촘촘한 설정이 맞물리며 러닝타임 내내 단 한 순간도 시선을 놓을 수 없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자리가 왜 악지인지, 알고 보니 더 무서웠습니다영화를 보기 전부터 한 가지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풍수사가 그토록 기겁하며 자리를 피할 만큼 '나쁜 터'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는 걸까요?극 중 풍수사 김상덕이 현장에 도착해 본 것들을 떠올려보면 그 답이 보입니다. 산 정상이라 바람이 강해 기운이 흩어지는 전형적..
영화관에서 를 보고 나오는데 같이 간 친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전반부는 진짜 무서웠는데, 뒤로 갈수록 뭔가 달라진 것 같아." 그 한마디가 정확히 제가 느낀 감각을 건드렸습니다. 전반부의 팽팽한 오컬트적 긴장감과 후반부의 크리처 액션이 한 영화 안에서 충돌하는 느낌, 그 묘한 균열이 이 작품의 전부이자 한계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전반부가 압도적인 이유 — 음양오행이 화면을 지배할 때비행기 창밖으로 태양이 구름에 가렸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오프닝 시퀀스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감독 보통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음양(陰陽), 즉 빛과 그림자,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화면 구도 자체로 표현하는 방식이 단순히 시각적으로 예쁜 수준이 아니라 이야기의 뼈대와 정확히 맞닿아 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