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제8일의 밤을 보다가 잠을 못 잔 적이 있습니다. 마귀의 두 눈이 봉인에서 풀려 징검다리를 하나씩 밟으며 다가온다는 설정이 단순한 공포물로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컬트(occult) 장르, 즉 초자연적 현상이나 주술을 소재로 한 공포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 뒤에, 복수와 죄책감이 사적 폭력으로 어떻게 번지는지가 불편하리만치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영화가 남기는 불쾌감은 귀신 때문이 아니라 인물들의 선택 때문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오컬트 설정 속 징검다리 전설의 구조영화는 2500년 전 부처가 마귀의 두 눈을 각각 동쪽 골짜기와 서쪽 사막에 봉인했다는 전설에서 출발합니다. 문제는 한 인류학 교수가 서쪽 사막에 숨겨진 붉은 눈의 사암을 발굴했다고 주장하면서 시..
영화관에서 를 보고 나오는데 같이 간 친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전반부는 진짜 무서웠는데, 뒤로 갈수록 뭔가 달라진 것 같아." 그 한마디가 정확히 제가 느낀 감각을 건드렸습니다. 전반부의 팽팽한 오컬트적 긴장감과 후반부의 크리처 액션이 한 영화 안에서 충돌하는 느낌, 그 묘한 균열이 이 작품의 전부이자 한계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전반부가 압도적인 이유 — 음양오행이 화면을 지배할 때비행기 창밖으로 태양이 구름에 가렸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오프닝 시퀀스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감독 보통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음양(陰陽), 즉 빛과 그림자,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화면 구도 자체로 표현하는 방식이 단순히 시각적으로 예쁜 수준이 아니라 이야기의 뼈대와 정확히 맞닿아 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