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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으면 ‘나’도 사라질까요? 저는 오랫동안 그렇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해리성 기억상실증으로 자신의 이름과 과거를 모두 잃은 검사 고지원이 낯선 시골집에서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는 물건들을 보고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장면은, 기억보다 더 깊은 곳에 남아 있는 자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런 엿같은 사랑>의 줄거리와 결말, 기억상실 설정, 장태하와 고지원의 관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런 엿같은 사랑 드라마 정보
제목: 이런 엿같은 사랑
공개 플랫폼: 넷플릭스
장르: 로맨스, 스릴러, 미스터리
주연 배우: 정해인, 하영, 허성태
출연진 및 배역: 정해인(장태하), 하영(고은새·고지원), 허성태(백상길)
핵심 소재: 기억상실, 정체성, 위장 연애, 조직 범죄
기억을 잃어도 몸은 기억한다
고지원은 사고 이후 이름과 나이, 직업은 물론 자신이 살아온 시간에 대한 기억까지 잃습니다. 자신의 과거를 설명할 수 없고, 주변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합니다. 의학적으로는 해리성 기억상실증을 겪고 있는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해리성 기억상실증은 극심한 심리적 충격이나 외상 이후 개인의 자서전적 기억이 선택적으로 차단되는 현상입니다. 단순히 모든 기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와 같은 개인적인 기억이 주로 손상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언어 능력이나 운동 능력처럼 몸에 익은 기술은 비교적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원은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오토바이를 능숙하게 타고, 낯선 물건을 보며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느낍니다.
이 설정은 드라마의 핵심 질문과 이어집니다. 기억이 사라지면 사람의 정체성도 함께 사라지는 것인지, 아니면 기억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과 습관이 존재하는 것인지 묻는 것입니다.
취향은 기억보다 오래 남을 수 있을까
지원이 낯선 시골집에서 고풍스러운 장식과 영지버섯 화장품을 보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장면은 웃음을 유발하지만, 단순한 코미디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그녀는 집에 살아본 기억이 없는데도 그 공간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감합니다.
취향은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된 경험과 감정이 쌓여 만들어집니다. 좋아하는 음식, 불편하게 느끼는 공간, 익숙하게 사용하는 물건은 명확한 기억으로 저장되지 않더라도 감각적인 반응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지원이 고급스러운 생활 방식에는 자연스럽게 적응하면서도 시골집의 분위기에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장면은,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기억은 사라졌지만 몸과 감각이 과거의 자신을 증언하는 셈입니다.
- 해리성 기억상실증: 개인의 과거와 자서전적 기억이 선택적으로 사라지는 상태
- 절차적 기억: 자전거 타기나 운전처럼 몸으로 익힌 기술에 관한 기억
- 자서전적 기억: 이름, 가족, 직업, 과거 경험처럼 개인의 삶과 연결된 기억
- 정체성: 기억뿐 아니라 취향과 감정, 행동 패턴이 함께 구성하는 자기 인식
장태하는 왜 고지원에게 접근했나
장태하는 처음부터 지원의 연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조직의 보스 상길에게서 고지원을 제거하라는 임무를 받고 그녀에게 접근합니다. 정체를 숨긴 채 상대의 신뢰를 얻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태하는 언더커버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태하는 조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마지막 임무를 해결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지원을 감시하게 됩니다.
문제는 지원이 기억을 잃은 상태라는 점입니다. 그녀는 태하가 누구인지도, 자신과 어떤 관계였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태하는 지원에게 가짜 연인이 되어 다가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계산된 행동과 진짜 감정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임무를 위한 친절이었지만, 지원의 불안과 의심을 마주하면서 태하는 점점 그녀를 보호하고 싶어 합니다. 이 변화가 바로 드라마의 로맨스와 스릴러를 동시에 움직이는 핵심입니다.
거짓말로 시작된 사랑의 개연성
이 작품의 기본 구조는 익숙합니다. 거짓으로 시작된 관계가 진심으로 변하고, 뒤늦게 진실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이 위기를 맞는 방식입니다. 기억상실과 가짜 연애라는 설정 역시 여러 로맨스 작품에서 반복되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태하와 지원의 관계가 흥미로운 이유는 두 사람 모두 완전한 진실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원은 자신의 과거를 모르고, 태하는 자신의 진짜 목적을 숨기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기억을 잃었고, 다른 한 사람은 진실을 감추고 있는 구조입니다.
태하가 지원의 취향에 맞는 장소를 준비하고, 그녀가 과거의 감각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장면은 처음에는 임무의 일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태하 자신도 지원에게 진심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정해인은 태하의 이중적인 감정을 절제된 표정과 눈빛으로 표현합니다. 다정하게 행동하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지원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순간에는 죄책감과 애정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스릴러 전개에서 아쉬운 부분
로맨스와 감정선은 비교적 설득력 있게 이어지지만, 범죄 조직과 추적 과정은 다소 허술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체를 숨겨야 하는 태하가 흔적을 남기는 과정이나, 은신처가 쉽게 노출되는 장면은 긴장감을 약하게 만듭니다.
스릴러 장르에서 중요한 것은 위기가 얼마나 촘촘하게 다가오는가입니다. 주인공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누가 배신했는지, 적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가 정교하게 쌓여야 마지막 충돌도 힘을 얻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때때로 인물의 감정 변화를 강조하기 위해 범죄 서사의 개연성을 뒤로 미룹니다. 그래서 로맨스 장면은 몰입되지만, 조직의 추적과 위협이 시작되면 긴장감이 조금씩 느슨해집니다.
그럼에도 고지원이 단순히 보호받는 인물로 머물지 않는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그녀는 태하의 말과 행동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자신의 정체를 직접 추적합니다. 기억을 잃었다고 해서 모든 판단력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고지원은 자신의 과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지원은 이름과 과거를 잃었지만, 자신의 주변에 남은 흔적을 통해 조금씩 정체를 확인합니다. 손의 상처, 기억나지 않는 이름, SNS에 남아 있는 사진,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생활 습관이 모두 단서가 됩니다.
특히 기억 속의 이름과 실제 이름이 다르게 드러나는 과정은 지원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을 더욱 키웁니다. 그녀가 알고 있던 자신과 실제로 존재했던 자신 사이에 차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태하는 지원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면서 동시에 가장 큰 비밀을 가진 인물이 됩니다. 지원이 태하를 믿을수록 진실이 밝혀졌을 때의 충격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해리성 기억상실증이 있으면 취향이나 기술도 모두 사라지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해리성 기억상실증은 개인의 과거와 관련된 자서전적 기억이 주로 손상되는 상태입니다. 운전이나 운동처럼 몸에 익은 절차적 기억, 언어 능력, 특정 감각에 대한 선호는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Q. 장태하는 처음부터 고지원을 사랑했나요?
처음 태하가 지원에게 접근한 목적은 사랑이 아니라 임무였습니다. 그는 지원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가짜 연인처럼 행동했지만,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점차 진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거짓말로 시작된 관계가 진심으로 변하는 과정이 이 드라마의 핵심 로맨스입니다.
Q. 고지원은 기억을 완전히 되찾나요?
지원은 잃어버린 기억을 단순히 한 번에 회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변의 흔적과 감각, 타인의 증언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다시 구성해 갑니다. 중요한 것은 기억을 되찾는 것뿐 아니라,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Q. 이런 엿같은 사랑은 로맨스인가요, 스릴러인가요?
로맨스를 중심에 둔 스릴러 드라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는 가짜 신분과 범죄 조직, 기억상실이라는 긴장 요소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감정선은 로맨스에 가깝지만,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은 스릴러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결말과 감상
<이런 엿같은 사랑>은 기억을 잃으면 ‘나’도 사라지는지 질문하는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작품이 내놓은 답은 기억만이 정체성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고지원은 자신의 과거를 모두 기억하지 못하지만, 취향과 감각, 행동 패턴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조금씩 확인합니다. 장태하 역시 거짓으로 시작한 관계 속에서 진짜 감정을 발견하며 과거의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하게 됩니다.
물론 범죄 조직의 추적 과정과 일부 사건의 개연성은 아쉽습니다. 익숙한 기억상실과 가짜 연애 설정도 완전히 새롭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기억보다 오래 남는 감정과 취향을 통해 정체성을 이야기했다는 점은 인상적입니다. 기억을 잃어도 몸은 알고, 마음은 반응하며, 사랑은 새로운 방식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참고 영상: 이런 엿같은 사랑 관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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