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바둑 영화라는 말에 처음엔 좀 망설였습니다. 바둑 규칙도 잘 모르고, 돌 놓는 장면이 주를 이루면 지루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이병헌·유아인 주연의 영화 《승부》는 바둑판 위의 수읽기보다 두 천재가 한 지붕 아래서 충돌하는 심리전이 핵심이었고, 그 밀도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응창기배, 세계 바둑 판도를 바꾼 그 대회영화는 1988년 제1회 응창기배(應昌期杯) 결승 최종국 장면으로 문을 엽니다. 여기서 응창기배란 대만의 바둑 후원자 응창기가 창설한 세계 최초의 프로 기사 세계 선수권 대회를 말합니다. 당시 세계 바둑계를 사실상 양분하고 있던 건 중국과 일본이었고, 한국은 국내에서야 조훈현 9단이 독보적인 존재였지만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은 아직 물음표였습니다...
한국/영화
2026. 7. 26. 17:09